철길을 닮아가라철길을 닮아가라

Posted at 2013. 12. 11. 14:49 | Posted in 【살아가는 이야기】/▷ 좋은 글


 

 

 

철길을 닮아가라 


 

철길은 왜 하나가 아니고 둘인가?
길은 혼자서 떠나는 게
아니라는 뜻이다
멀고 험한 길일수록
둘이서 함께 가야한다는 뜻이다

철길은 왜 앞서지도 뒤서지도 않고
나란히 가는가?
함께 길을 가게 될 때에는
대등하고 평등한 관계를
늘 유지해야 한다는 뜻이다

 

 

 

 

토닥토닥 다투지 말고
어느 한쪽을 기울지 말고
높낮이를 따지지 말고 가라는 뜻이다
철길은 왜 한번도 서로 만나지 않고
서로 닿지 못하는 거리를 두면서 가는가?

 

사랑한다는 것은 둘이 만나
하나가 되는 것이지만
하나가 되기 위해서는
둘 사이에 알맞은 거리가
필요하다는 뜻이다


서로 등을 돌린 뒤에 생긴
모난 거리가 아니라
서로 그리워하는 둥근 거리 말이다



 

 

철길을 따라 가 보라
철길은 절대로 90도 각도로
방향을 꺾지 않는다


왼쪽과 오른쪽을 다 둘러본 뒤에
천천히 둥글게
커다랗게 원을 그리며 커브를 돈다
이 세상의 모든 사람도
그렇게 원만한 철길을 닮아가라


출처 : 안도현 산문집 <사람>중에서

 

 

 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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